우리들은 보통 서양의 것이라 하면 무조건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들의 문화 중에서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음력을 들 수 있다. 흔히 음력은 미신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력이야말로 순전히 과학적인 역법이다. 우리는 우리의 전통 속에도 과학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우리 후손들에게 계승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양력이란 계절에 딱 맞는 역법이다. 양력은 그것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역법이기 때문이다. 양력은 고대 이집트 사람들이 처음 만들어 썼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들의 양력이란 30일짜리 한 달을 12번 두고 해마다 연초 5일을 축제일로 하여 1년의 길이를 정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1년의 실제 길이인 365일 5시간 48분 46초에서 약 6시간을 무시하게 된다. 서양에서 이러한 모순을 고쳐 놓은 사람은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였다. 율리우스력이라 불리는 이 역법은 4년마다 무조건 하루씩을 더 넣어 이 모순을 해결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1년을 실제보다 11분 이상 길게 잡은 셈이어서 1천년 이상이 지나면서 그 차이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그 후에 로마의 교황 그레고리 13세가 다시 역법을 개정했다. 그레고리력이라 불리는 이 역법은 4년마다 한 번씩 윤달을 넣던 방식을 고쳐서 서기가 4로 나눠질 때에는 윤달을 넣되 100으로 나눠질 때에는 윤달을 넣지 않고 평년으로 하고, 다시 400으로 나눠질 때는 윤년으로 한다는 규칙이다. 이렇게 개정된 양력은 앞으로 몇 만 년을 써도 계절과 어긋나지 않을 만큼 완벽해졌다. 하지만 양력에는 몇 가지 모순점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영어의 달 이름이다. September부터 December까지의 어원은 각각 일곱 번째 달부터 열 번째 달을 의미한다. 그리고 7월과 8월은 율리우스와 아우구스투스를 기념하여 붙인 이름인데 그들을 기념하기 위해 30일이던 달을 31로 만들었다. 결국 달마다 길이가 불규칙해져서 기억하기가 어려워졌다.
양력이 태양의 변화를 중심으로 만들었다면 음력은 달의 모양변화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역법이다. 음력은 달마다 15일을 보름이 되는 날로 정해놓았다. 그렇게 되면 초하루는 저절로 결정되고 그 전 달의 크기가 29일이 될지 30일이 될지도 저절로 결정된다. 음력은 달 모양의 변화에 맞게 만들었기 때문에 계절과는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음력에서는 태양운동을 24절기로 나타내고 있다. 24절기는 각각 계절에 정확히 상응하고 이것은 음력 속에 들어 있는 양력인 셈이 된다. 그래서 과학사에서는 동양의 음력을 태음태양력이라 부른다. 24절기는 12중기와 12절기가 번갈아 가면서 나오게 된다. 음력에서 달의 이름을 정해 주는 것은 중기이다. 음력에서 윤월을 넣는 방법도 바로 이 원칙에 따른 것이다. 즉 14일쯤에 절기만 들어 있고 중기가 없는 달은 그 전달의 윤달이 되는 것이다.
양력은 계절을 맞추는 데에는 정확하지만 여러 서양문화의 잔재가 남아있다. 하지만 음력은 순전히 과학적인 역법이다.
머리말 : 서양의 문화가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의 문화에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부분이 많고 이를 계승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본문1 : 양력은 계절과는 아주 잘 맞는 역법이지만 서양의 문화적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본문2 : 달의 모양 변화를 중심으로 한 음력은 계절과는 맞지 않지만 이에 포함된 24절기로 계절을 알 수 있고 양력에는 어떠한 문화적 찌꺼기도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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